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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도 사랑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10년 차 주부입니다. 남편과는 서류상 가족일 뿐 정서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왔어요. 그러다 저를 유일하게 '여자'로 봐주는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도덕적으로 잘못인 건 알아요. 아직은 많이 어린 아이를 볼 때면 죄책감에 심장이 조여오기도 하지만, 그 사람과 있을 때만은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남들은 불륜이라 욕해도, 메말랐던 제 삶을 구원해 준 이 감정을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없어요. 이 행복을 놓으면 다시 지옥 같은 무채색의 일상으로 돌아갈까 봐 너무 두렵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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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글을 한 자 한 자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절박함과 간절함이 제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부도덕한 관계'라는 짧은 단어로 정의될지 모르지만, 현재 내담자님께는 이 만남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통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사안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ㅠㅠ

    

하지만 20년의 상담 경험으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안타깝게도 현재 경험하고 계시는 감정은, 온전히 건강한 사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내담자님의 상황을 심리학에서는 '정서적 아사(Starvation)' 상태라고 합니다. 내담자님은 지금,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랜 시간 '여자'로서, 혹은 '소중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면서 마음의 토양이 바싹 마른 상태입니다. 정서적 갈증과 애정의 기아 상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져 오면서 언제건 물 한방울만으로도 감정의 과장이 생겨버린 상태라는 뜻입니다.

    

안타까운 건, 이때 누군가 건네는 작은 다정함은 단순히 호감을 넘어선 '구원'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느끼시는 그 강렬한 감정은, 물론 상대에 대한 순수한 사랑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내가 그토록 갈구했던 '인정'과 '존재감'에 대한 목마름이 투사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지금 내담자님은 '엄마로서의 나'와 '여자로서의 나'를 생존 본능에 가까운 절박함으로 분리한 후 간신히 버티고 계십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분리 역시 결코 안전하지 못합니다. 지금은 애써 아이를 외면할 수 있다 해도 결국 어느 순간 내담자님을 지옥으로 끌고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ㅠㅠ

    

당장 관계를 끊어내라거나 도덕적 잣대로 스스로를 채찍질하시라는 의도로 드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재의 혼란스러운 감정 소용돌이에서 잠시 빠져나와 잠시만이라도 '생각의 전환'을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이후 다시 돌아가시길 결정하셔도 저는 적극적으로 내담자님의 의지를 존중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고민 끝에 내린 결심이라면, 그 자체로 내담자님께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행위이니까요. 다만, 1회기라도 좋으니 저와 함께,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파격적인 결정은 그 이후에 하셔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ㅠㅠ


상담사 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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